『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물 분류학의 역사, 과학적 오류,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 그리고 삶의 의미를 다룬 독특한 논픽션이다. 다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실존 인물의 삶과 그가 남긴 파편들을 따라가며, 저자는 과학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과 우리가 믿어온 분류 체계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이 글에서는 책의 소개, 핵심 줄거리, 그리고 읽으며 느낀 감상평을 깊이 있게 다루며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독자가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다.
소개 – 책이 던지는 질문의 본질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단순히 생물학적 사실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인간이 세계를 나누고 규정하고자 하는 욕망이 어떤 오류를 만들어내는지를 밝히는 작품이다. 저자 룰루 밀러는 생물 분류학의 대가로 여겨지는 다비드 스타 조던의 삶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분류라는 체계가 얼마나 불안정하고 주관적이며, 때로는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발견한다. 특히 ‘물고기(fish)’라는 개념이 생물 분류학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은 독자에게 강렬한 충격을 준다. 물속에서 사는 생물이라는 범주는 형태나 생물학적 특성과 무관하게 단지 인간이 임의로 묶어 낸 개념일 뿐이며, 실제로는 서로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책의 주제가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저자는 조던의 끊임없는 집착, 분류에 대한 광적인 열정, 그리고 그의 신념이 만들어낸 결과들을 따라가며 한 인간의 성공과 추락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책의 초반부는 다소 과학적 배경이 많지만, 점차 그의 사상과 행동이 인간성에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를 탐구하며 깊은 철학적 울림을 만든다. 이를 통해 독자는 과학, 분류, 인간의 질서화 욕구에 대해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되고,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어온 많은 것들이 사실은 믿음 위에 서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의 소개만으로도 이미 강한 흡입력이 느껴지며, 저자의 치밀한 취재와 독창적 서술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시각을 갖도록 이끈다.
줄거리 – 다비드 스타 조던과 분류의 집착
책의 줄거리는 두 개의 축으로 전개된다. 하나는 저자 룰루 밀러 자신이 삶의 혼란 속에서 방황하는 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생물 분류학자 다비드 스타 조던의 일생이다. 조던은 수많은 물고기 표본을 수집하며 분류 체계를 확립하는 데 일생을 바쳤던 인물이다. 그는 혼란스러운 자연을 질서화하고자 하는 강렬한 욕망을 가진 사람이었으며, 폭풍과 재난으로 표본이 파괴돼도 다시 시작하는 불굴의 정신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저자는 그가 남긴 기록을 추적하는 동안 조던의 열정 뒤에 숨겨진 어두운 진실을 발견하게 된다. 조던의 분류 집착은 단순한 학문적 열정이 아니라, 인간을 우열로 나누려 했던 우생학적 사고와 맞닿아 있었던 것이다. 그는 특정 인간 집단을 ‘열등하다’고 규정하려 했고, 사회적 분류와 차별을 정당화하려는 논리를 펼쳤다. 저자는 조던의 업적과 오류를 모두 직시하며, 우리가 질서라고 믿는 체계가 때로는 얼마나 위험한 폭력적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줄거리는 과학적 사실을 따라가면서도 인간의 욕망, 신념, 오류를 파고들어 독자를 계속 몰입하게 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분류의 세계가 무너지는 듯한 경험을 하며, 기존의 관념을 재고하게 되고, 독자 역시 ‘정해진 이름과 체계가 진실을 대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감상평 –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 깨달음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질서’와 ‘분류’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편리함을 위해 사물을 나누고 이름을 붙이고 체계를 만든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놓친다. 생명체의 복잡성과 다양성, 인간의 개별성과 존엄성은 단순한 분류 틀 속에 담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보여준 조던의 삶은 분류를 향한 집착이 어떻게 과학을 왜곡하고 인간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경고한다. 또한 저자 자신이 삶의 혼란을 극복하며 조던의 이야기를 재해석하는 과정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은 단지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 우리가 믿어온 세계가 언제든 재정의될 수 있다는 상징적 표현이기도 했다. 책을 덮은 후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 더 유연해지고, 타인을 판단하는 기준에도